지난 10월 26일, 27일에 서울대학교 글로벌사회공헌단(단장 안상훈, 이하 공헌단)이 주관한 사회공헌주간 행사가 열렸다. 참가자의 수만큼 사회공헌기금 조성으로 연계해 참여의 의미를 더했던 이번 행사는이천여명에 달하는 학생 및 지역주민들이 참여해 사회공헌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었다.
행사 마지막 날인 27일에는 사회공헌주간의 피날레인 사회공헌의 밤 행사가 서울대 문화관 중강당에서 열렸다. 서울대 구성원, 외부참석자들이 대거 참석해 꽤 쌀쌀한 날씨였음에도 중강당은 열기로 후끈했다. 할머니부터 학생까지 나이대도 다양했던 이번 행사 참석자들은 사회 공헌의 밤 동안 펼쳐진 공연들에 집중하며,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
총 3부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1부 캠퍼스 인근 지역주민과 상생하는 지역연계 사회공헌 공연, 2부 전공연계 아트타임, 3부 사회공헌 기금조성으로 이루어졌다. 본격적인 공연에 앞서 개회식에서 박찬욱 서울대 교육부총장은 “우리가 모두 장애를 넘어선 우정을 나누고 사회공헌을 확산시키는 게 사회공헌의 밤의 목적”이라며 더불어 사는 가치를 강조했다.
올해 사회공헌의 밤은 평소에는 접하지 못할 색다른 공연들로 구성되어 있어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관현맹인 전통예술단의 공연, 오디오형 창작 뮤지컬, 일반인과 전공자의 협연, 발달장애 학생들의 성악공연 등 각 공연들은 저마다 특별한 색채를 띠며, 사회공헌의 밤을 수놓았다.
1부, 소리로 전하는 감동
1부는 관현맹인 전통예술단의 청아한 대금과 부드러운 피아노의 협주로 시작되었다. 연주곡은 <다향>으로 동서양의 악기가 만나 빚어내는 조화로운 소리는 이름에 걸맞게 중강당에 향기롭게 울려 퍼져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다.
이어서 서울대 학생들과 시각장애인들이 수개월에 거쳐 탄생시킨 작품인 오디오형 창작 뮤지컬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다음 무대를 장식했다. 공연이 시작하기 전 완전한 어둠이 찾아왔고, 관객들은 눈을 감거나 안대를 쓰며 눈은 잠시 닫고 귀를 열었다. 각종 시각 매체에 지친 현대인들은 어둠 속에서 소리에 더욱 집중하며 마음으로 저마다의 뮤지컬을 그려내었다. 뮤지컬의 재미 중 하나가 보는 재미라지만, 이번 공연은 소리만으로도 무대를 충분히 채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시각장애의 유무가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했던 본 공연은 사회적 장벽을 허물고 함께할 때 더욱 풍성해지는 삶을 표현하기에 더없이 충분했다.
2부, 함께라서 더 아름다운 하모니
2부는 전공연계 아트타임이었다. 전공연계란 전공수업과 사회공헌을 결합한 것으로 지난 1학기에 전공연계 사회공헌 실천수업에 참여하며 사회공헌을 실천했던 학생들과 함께한 지역주민들이 무대를 꾸몄다. 본격적인 공연에 앞서 전공연계 활동영상이 시연되어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첫 번째 무대는 김승근 교수(서울대 음악대학 국악과)의 지도하에 문화 소외지역에서 활발한 나눔 활동을 펼쳐온 국악과 학생들의 공연으로 채워졌다. 관람객들은 가야금의 아름다운 선율로 연주된 <그린란드의 회상>, <목각인형의 춤>을 감상하며 문화관을 가득 채운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었다.
전체 공연의 피날레는 서혜연 교수(서울대 음악대학 성악과)와 제자들이 장식했다. 무대는 서울대 학생들 뿐 아니라 지난 여름 평창스페셜뮤직&아트페스티벌에 참여했던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함께 꾸며 그 의미를 더했다.
서울대 성악과 재학생들이 <그리운 금강산>, <You Raise Me Up>, <Nella Fantasia>, <우리들은 미남이다>, <경복궁타령>으로 유쾌한 감동을 선사한 후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무대를 이어받아 <님이 오시는지>, <Funiculi Funicula>를 합창하며 부드러우면서 강렬한 무대를 선보였다.
이어 서울대 재학생들과 발달장애 청소년들은 함께 무대에 올라 <오솔레미오>를 부르며 관객들과 하나되는 화합의 장을 마련했다.
성악 공연을 마친 홍태중 군(양주고 1학년)은 “내 생에서 가장 최고의 날”이었다며 오늘 공연의 소감을 밝혔고, 전해은 양(19)은 “이렇게 공연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서혜연 교수님께 감사하고, 큰 무대에 설 수 있었던 뜻 깊은 날이었다”고 전했다. 이 날 함께 열연한 양영택 군(서울대 성악과)은 “같이 불렀기에 기쁨이 배가 되는 것 같다”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성악과 학생뿐 아니라 발달장애 청소년들의 지도도 함께한 서 교수는 “연습한 것보다 무대에서 더 잘한 것 같아 기쁘다”며 “눈빛에서 최선을 다하려는 열정이 보여 감동했고, 모두가 다함께 마음을 합쳐 노래해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권병현 미래숲 대표는 발달장애 청소년들의 공연을 UN 무대에 세우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3부, 조그마한 관심이 만드는 파장
이번 사회공헌주간 행사가 더욱 뜻 깊었던 것은 참석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사회공헌기금 조성에 기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3부에선 사회공헌 주간 동안 참가했던 인원을 발표하는 자리가 진행되었다.
삼익악기가 후원한 경품이 참석자들에게 추첨을 통해 증정되었고, 이후 성악과 학생들과 공헌단 직원은 서울대 사회공헌노래인 <Up Song>을 합창했다.
특별한 공연들이 있었기에 더 의미가 깊었던 이번 사회공헌의 밤에선 상생의 가치와 나눔의 확산을 볼 수 있었다. 재능나눔을 토대로 한 이번 공연은 참석자들의 마음을 울리며,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를 보여주었다.
(글로벌사회공헌단 = 송미라 소셜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