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헌단 소식

[공헌단] <르포> 베트남으로 떠난 서울대 사회봉사 교과목 수강생들...'샤베트'로 무더위를 날리다

2016-07-28l 조회수 5023




<르포> 베트남으로 떠난 서울대 사회봉사 교과목 수강생들...‘샤베트’로 무더위를 날리다




<2016학년도 하계 사회봉사교과목3 해외봉사단 - '샤베트' 활동 영상>



지난 7월 10일 서울대학교 학생들과 베트남 유학생들이 어스름한 새벽을 뚫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글로벌사회공헌단(이하 공헌단, 단장 안상훈)에서 주관하고 영원무역(회장 성기학)이 후원하는 사회봉사 교과목 “사회봉사3”을 수강하는 학생들이었다. 한참 더운 여름 베트남 남딘으로 봉사를 떠나는 이들은 베트남 사람들에게 시원하고 달콤한 샤베트같은 존재가 되고자, 서울대를 상징하는 “샤”와 베트남의 앞 두 글자 “베트”를 합쳐 팀 이름을 “샤베트”라고 지었다.

 

낯선 타지에서의 봉사는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샤베트 단원들을 괴롭히는 건 무자비한 베트남의 더위였다. 숙소 밖으로 한 발 한 발 나서자마자 느껴지는 40도를 넘는 무더위는 곧 현기증을 일으켰다. 게다가 몸에 감겨오는 끈적끈적한 습기는 도무지 적응하기 힘들어보였다. 숨을 쉴 때마다 턱턱 막히는 듯한 무거운 공기는 앞으로 2주간의 봉사활동이 쉽지만은 않을 것을 예고하는 듯 했다.


 

그러나 걱정도 잠시, 이내 샤베트 봉사단은 베트남 아이들과 어르신들을 위해 한국에서 준비해 온 프로그램들을 최종점검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학생 단장을 맡고 있는 김규태(수리과학부 11학번) 단원은 첫 날을 맞이하여 쓴 각오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덥지만 며칠 후 우리들과의 활동으로 즐거워할 아이들의 모습을 생각하니 이 더위도 커다란 행복을 다가옵니다”라고 적었다. 샤베트팀에게 베트남의 무더위는 큰 장애물이 아니었다.

 

한국에서부터 동행하여 프로그램 진행과 더불어 통역까지 맡아줄 베트남 유학생 항, 밍휘, 융과 현지 학생 응옥, 뚜아잉, 루아, 짱 등 베트남 학생 7명도 열의를 다졌다. 베트남 외국어대학을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항(Nguyen Thi Hang, 경희대 대학원 사회학과 15학번)씨는 지난 번 사회봉사3에도 참여하였고, 여러 노하우로 단원들을 맏언니처럼 이끌어 주었다. “이번 활동에 참가하는 기회를 얻어서 너무 기쁘고, 의미 있는 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며 항씨도 활동의 기대감을 내비쳤다.

 

샤베트 봉사단이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건 셋째 날 부터다. 베트남 아이들을 위해서는 연극, K-POP 공연, 태권무, 교육프로그램 15가지 등 교육봉사를 준비했고, 동시에 서울대학교병원 조희경 교수, 정수민 전임의와 함께 베트남 어르신들을 위한 의료봉사에 참여했다. 복지관 환경 미화 활동, 지역 환경 미화 활동 등 노력봉사도 준비했다. 그야말로 사회공헌 종합선물세트였다.

 




“한국 언니, 오빠들이 다시 또 왔으면 좋겠어요.”

 

이 중에서 교육봉사는 샤베트 단원에게 특히 큰 의미가 있었다. 6월부터 한 달 넘게 준비한 프로그램들이 빼곡히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동화 백설공주 연극과 ‘빠빠빠’ 등 K-POP 공연 세 곡, 태권무와 격파시범을 위해서 단원들은 한국에서부터 땀 흘리며 열심히 준비했다. 거기에다 베트남 아이들에게 다양한 교육을 체험시켜주기 위해 자석 낚시, 종이컵 악기 만들기, 손씻기 율동 등 15가지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이 프로그램들을 위해 여름방학을 고스란히 바친 것이다. 힘써 준비한 만큼 첫 번째로 방문한 유치원에서 설렘 반, 걱정 반으로 처음 교육 봉사를 진행했다.

 

선풍기 몇 개가 고작이어서 뜨거움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실내에서 몇 시간 씩 프로그램을 진행하다보면 땀으로 옷이 흥건히 젖기 마련이었다. 게다가 햇살이 그대로 내리쬐는 야외에서 진행한 공연들은 더 힘들게만 느껴졌다. 연극에서 백설공주를 맡은 김유진(기악과 11학번) 단원은 40도에 이르는 무더위에도 길고 답답한 백설공주 옷을 입어야 했다. 그러나 아이들의 얼굴에 피어나는 웃음을 보면 더위도 피로도 싹 가시는 듯 했다고. “한국 언니, 오빠들이 다시 또 왔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며 입가에 함박웃음을 짓는 아이들을 보면 어느새 축축하게 젖은 옷도, 더위로 인한 피로도 잊게 되었다. 또 “아이들이 즐거워하는게 눈에 보인다”는 유치원 선생님들의 말에 방학을 바쳐 준비한 시간이 짧게만 느껴졌다.

 




의료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 주민들에게 의료봉사는 소중한 기회

 

매일 유치원 교육봉사와 동시에 마을회관에서는 의료봉사가 진행되었다. 서울대학교병원의 조희경 교수와 정수민 전임의도 함께 참여했다. “생각보다 베트남의 의료접근성이 열악한 것 같아요.” 의료봉사에 함께한 정수민 전임의가 말했다. 우리나라와 비교해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받을 수 없는 베트남 남딘의 어르신들께 오늘 의료봉사가 더 큰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더운 날씨에 고된 노동까지 더해져 목, 허리, 등이 상하고, 만성 근육통, 관절염, 편두통에 시달리는 주민들에게 의료봉사는 반가운 일이었다.

 

혹여 잘못 진단하지는 않았을까 노심초사하고, 장기적인 식단조절과 약이 필요한 당뇨 등의 병을 어떻게 설명해야 어르신들이 더 건강하게 지내시게 만들 수 있을까 걱정하며, 정해진 시간을 매번 꽉꽉 채우며 진료하시는 두 의사 선생님. 에어컨 하나 없는 마을회관에서 몇 시간이고 앉아 진료하다보면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마련이었지만, 환자들 걱정에 더위는 잊혀진지 오래였다.

 




단순히 재능 기부만 하는 것이 아닌 노력봉사를 통해 ‘공헌성’까지 살려

 

샤베트 봉사단은 영원무역이 주관하는 비 쑤엔(Vị Xuyên) 호수 부근 환경정화 캠페인에도 동참했다. 사회봉사3 과목을 후원하고도 있는 영원무역. 영원무역 남딘 지부의 김진국 전무는 샤베트 봉사단을 격려하며 “세계에 도움이 필요한 곳이 많다. 미래에 지도자가 될 여러분들이 베풂을 통해 더 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김없이 푹푹 찌는 사우나와도 같은 날씨에 샤베트 단원들은 신발이 질척한 진흙탕에 박혀도 아랑곳 않고 허리 한 번 곧게 펴지 않은 채 쓰레기를 하나하나 주웠다.

 

또 흥엔 사회 복지 센터를 청소하기도 했다. 복지 센터의 부원장을 맡으며 150여명의 고아, 장애인, 노숙자 등을 돌보고 있는 부이 쭝 탕(Bui Trung Thang)씨는 연신 “학생들의 마음에 감동을 받았다”며 “샤베트 활동이 한국과 베트남의 좋은 관계를 보여주는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샤베트 봉사단의 김유진 부단장은 “봉사를 하며 직접적으로 삶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었기 때문에 노력봉사는 교육봉사와 또 다른 차원의 보람을 느끼게 해준다”며, “여행만으로는 볼 수 없었던 베트남 사람들의 삶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2주일 동안 다양한 활동으로 무더위 속 베트남에 행복을 전해주고 온 샤베트 봉사단. 팀 이름대로 베트남 아이들 그리고 어르신들에게 한 여름 샤베트같은 시원하고 달콤한 추억을 안겨드렸다. 베트남에서 땀 흘리며 몸소 실천한 활동들이 갖는 의미는 단원 각자에게 다르겠지만, 자신의 주변과 사회에 눈을 돌리고 먼저 손을 내미는 선한 인재로 거듭나기는 계기가 되었음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글로벌사회공헌단 = 강상우 소셜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