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학기 사회봉사교과목 수강생 여러분, 안녕하세요. 사회봉사실입니다. 이번 주는 기본교육이 있는 주간이고, 이제 다음 주가 되면 곧 비대면 온라인 봉사활동을 시작하시게 되겠네요.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으로 비대면 봉사활동으로 바뀌고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겠지만, 적극적인 협조 부탁드립니다. 오늘은 축하할 일이 있어서 이렇게 온라인으로 찾아뵙습니다.
사회봉사교과목은 매 학기 초 기본교육 진행 시, 이전 학기 수강생분들 중 우수보고서를 선별하고 우수봉사자를 추천받아 축하자리를 마련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2020학년도에는 기본교육이 온라인으로 진행되어, 아쉽게도 직접 수상자들을 축하해드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렇게 온라인으로 2020년 하계 계절학기 우수보고서 및 기관추천 우수봉사자 수상자를 온라인 공지를 통해 시상합니다.
수상자분들, 축하합니다! 특히 대상인 공헌상을 수상한 김연정 학생 정말 축하드립니다. 원래 2020학년도 2학기 기본교육때 대상 수상자의 소감 및 발표의 자리를 가졌어야 했지만 진행되지 못한 관계로, 오늘 온라인에 우수보고서 공헌상 내용을 올려 경험을 공유합니다. 학기말에 작성하게 되는 최종보고서는 사회봉사교과목 수강을 통한 경험을 구체화하고 봉사활동을 돌이켜 볼 수 있는 기회이니, 이번 2020학년도 2학기 수강생 여러분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기 바랍니다.
최종보고서 우수자 ▷ 공헌상(1등): 김연정(자유전공학부) -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 성실상(2등): 류석현(국사학과) - 남북사랑학교 심민지(사회학과) - 아시아언어문화연구소 임혜지(자유전공학부) - 유엔세계식량계획(WFP) ▷ 적극상(3등): 김정화(언어학과) - 관악청소년회관 손지민(치의학과) - 남북사랑학교 이가영(서양화과) - 해외입양인연대 이서영(자유전공학부) – 관악산과 도림천 환경지킴이 이준협(자유전공학부) - 관악청소년회관 기관추천 우수봉사자 김유연(자유전공학부) - 아시어언어문화연구소 심민지(사회학과) - 아시아언어문화연구소 이은지(정치외교학부) - 유엔세계식량계획(WFP) |
* 최종보고서 우수자 및 기관추천 우수봉사자로 선정된 학생분들께는 상장 및 상품 수령과 관련하여 개별적으로 연락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2020-S] 우수보고서 공헌상(1등) – 김연정 학생
사회봉사교과목 수강 이후 느낀 점 사회봉사 교과목을 신청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학부 졸업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였다. 1학기 종강을 맞이하고, 어떻게 하면 보람찬 방학을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던 그때 ‘비대면’ 봉사 진행이라는 문구는 사회봉사 교과목을 언제 들을지 고민하던 내게 명확한 결론을 내려주었다. ‘지금이다.’ 시공간의 제약을 받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는 나는, 비대면의 이점을 누려보자며 사회봉사 신청만을 기다렸다. 봉사활동 공지가 뜬 후, 단순히 학부 졸업 요건을 충족시켜주는 정도의 의미를 가졌던 ‘사회봉사’교과목의 의미가 바뀌기 시작했다. 이제껏 봉사라고하면 멘토링, 복지관에서의 생활 보조 등 단순한 반복적인 업무만을 떠올렸는데, 사회봉사 교과목에서 제공해주는 기회는 매우 다양했다. 무슨 봉사를 선택하면 좋을지 고민이 될 만큼, 모든 봉사를 다 신청하고 싶을 만큼 다양한 봉사가 있었다. 특히나 비대면으로 이렇게 많은 봉사가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고, 내가 이제껏 봉사를 너무 한정적으로만 생각하고 무관심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신청 가능 리스트를 찬찬히 살펴보고 기관 소개들을 읽어 보던 중, 내 이목을 주목시킨 봉사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내가 신청한 ‘실로암 시각장애인 복지관’의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자도서 제작’ 봉사였다. 나는 평소 ‘소통’에 관심이 많아 언어, 외국어에 관심이 많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막연히 언어와 말에 관심이 많았지만, 대학에 들어와서는 ‘소통’이 구두의 언어만을 통해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의 확장이 일어났다. 따라서 청각 장애인이 소통과 정보에서 소외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수화동아리에 들어갔고, 이는 시각 장애인의 소통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졌으며, 시각장애인이 사용하는 점자와 점자 도서에도 관심이 갔다. 나는 자유전공학부생으로서 소통을 원활히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싶어 컴퓨터공학부에 진입하였는데, 수화를 인식하여 음성으로 변환하는 기술과 더불어 텍스트를 점자로 바꿔주는 기술이 개발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전자도서 제작’ 봉사가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 이 봉사를 1순위로 선정하는 데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다행히도 전자도서 제작 봉사를 신청하는 것에 성공했고, 나는 ‘뉴턴의 아틀리에’라는 책을 선정하여 이 책을 전자도서로 제작하기 시작했다. 사실 처음에는 내가 점자로 직접 텍스트를 변환하는 줄 알았지만, 나는 텍스트를 ‘데이지 도서’로 변환하게 되었다. 데이지도서는 시각장애인용 보조공학기기나 스크린 리더가 장착된 컴퓨터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제작한 전자파일 형태의 대체도서이다. 이 도서는 텍스트를 읽어주는 ‘TTS(Text to Speech)’ 기술, 글자 확대, 찾아가기 기능이 가능하고, 이를 제작하기 위해 나는 미리 정해진 규칙에 맞춰 한글파일에 책의 텍스트를 입력하면 되었다. 처음에는 ‘책을 읽어주는’ 방식을 통해 시각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일하게 책에 대한 접근권을 갖게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전자도서를 제작하며 금세 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선택한 책인 ‘뉴턴의 아틀리에’는 특히나 시각 자료가 풍부한 책이었다. 매단원마다, 그리고 단원 안에도 엄청난 그림, 사진자료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 자료들은 단순히 아래와 같이 변환되었다. [그림] 카프카의 『변신』중 한 부분에 미스터K(FF Mister K) 폰트를 적용한 모습 [그림 끝] |
작가님 중 한 분이 타이포그래퍼셔서 여러 모양의 글자체를 시각적으로 소개한 부분이 많았고 이들은 위와 같이 제작되었지만, 사실 시각자료는 단순히 한 줄의 설명만으로 제대로 설명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자세히 글로 설명한다고 해도 비장애인에게는 당연하게 와닿는 시각 자료와 정보들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는 점이 너무나 안타까웠고, 이러한 시각자료를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다. 시각자료는 위의 예시와 같이 [그림] [그림 끝] 사이에 해당 그림의 제목 같이 책에 쓰인 설명만을 적는다. 이것이 규칙이다. 그러나 ‘제작자 주’를 추가하여서라도, 제작자가 시각 자료를 직접 자세히 더 설명하는 부분을 추가하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책에 “아는 만큼 보이지만, 아는 만큼 보이지 않는다.”라는 인상 깊은 구절이 나오는데, 무엇을 ‘안다’는 것은 불가역적이어서 무엇을 알게되면 ‘앎’의 시각으로 세상을 새로 보게 된다는 뜻이었다. 이 구절을 곱씹으며, 비장애인은 시각적으로 직접 대상을 인식하기에 대상에 대한 세세한 묘사와 설명을 듣더라도 시각 자료를 보면 그것에 갇혀버리지만, 시각장애인은 그렇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각장애인은 텍스트를 들으며 세세한 묘사에 대해 스스로 상상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처음에 점자로 도서를 제작하게 될 것이라 예상했을 때는, 점자의 규칙을 익혀 이 규칙을 자동으로 텍스트에 적용하는 알고리즘을 생각해 자동으로 점역되는 프로그램을 구상하여, 봉사 인력이 부족하더라도 다양한 점역 도서가 만들어졌으면 했다. 그러나, 데이지 도서는 사람이 일일이 책과 데이지 도서 파일을 대조하며 내용을 정확히 작성해야 했다. 기술이 발전해도 인간의 손길이 필요한 일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기술이 많은 작업을 대체할 미래에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이러한 봉사의 의미가 더욱 확대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자도서 제작 봉사와 관련하여 제안할 점은 (중간 평가 구글 폼에도 작성하였지만) 도서 제작 중 어려운 점에 대한 질문/답변과 피드백을 공유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도서를 초반에 어느 정도 제작하고 제출하면 개인적으로 피드백을 주시는데, 그런 피드백을 일괄적으로 함께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제작 지침서에 다양한 예시들을 미리 제시해 주시지만, 제시해 주신 지침서에 해당하지 않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드백이 생길 때마다 그 공유 플랫폼에 추가하여 다른 사람들도 그 피드백을 볼 수 있게 하며, 다양한 예시들을 공유할 수 있게 하면 좋을 것 같다. 구체적으로, 각 예시들을 분류하고 해쉬태그(#)나 검색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하여 제작 중 모르는 부분이 나오면, 혹시 해당 되는 예시가 있는지 검색하여 궁금한 점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공개 질문 게시판을 함께 활용하여 질문과 답변을 볼 수 있게 하여, 제작자가 궁금한 점을 질문하기 전 기존에 비슷한 질문이 있었다면 기존에 달린 답변을 통해 바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효율적이고 정확하며 빠른 도서 제작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봉사를 통해, 장애인이 정보에 소외된다는 현실이 굉장히 와닿았다. 그러나 이 소외를 해결하기 위해 힘쓰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 또한 깨달았다. 제작할 책을 빌리러 실로암 시각장애인 복지관에 갔을 때, 시각장애인을 위해 정말 다양한 활동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팜플렛 하나하나도 다 점자로 적혀있고, 음악, 창업, 컴퓨터 등과 관련하여 교육도 다양하게 진행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비장애인은 이런 다양한 활동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누리고 있기에, 장애인이 어떤 점에서 정보 소외를 느끼고 어떤 활동을 필요로 하는지 잘 모른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많은 것이 보이고, 장애인 복지를 위해 많은 활동이 존재하며,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바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 조그만 관심을 가지는 것이 힘든 것 같다. 그러나 장애인 복지의 다양성과 필요성에 공감하고 함께 나아가는 사람들이 존재하니, 이를 꾸준히 지속해나간다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에 참여하는 공동체가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 |
봉사를 시작하는 첫걸음을 내딛는 것은 이후 이 걸음을 계속 이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새로운 길을 발견하는 눈을 뜨이게 해줄 것이다. 하나의 봉사를 시작함으로써, 이 경험이 다른 다양한 봉사로 쉽게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내게도 이번에 진행한 봉사와 관련된 다른 봉사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규칙에 맞게 입력하여 데이지 도서를 제작하는 ‘입력 봉사’뿐 아니라, 도서를 스캔하여 얻은 텍스트를 규칙에 맞게 교정하는 ‘교열 봉사’ 그리고 제작 도서를 검수하는 ‘검수 봉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이번 봉사와 비슷하게 전자도서 제작을 할 수 있는 ‘한손글’ 봉사도 알 수 있었으며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만든 점역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 모든 것들은 내가 이번 봉사를 하지 않았더라면 주의 깊게 보지 않아 그저 스쳐 지나갔을 정보들이었을 것이다. 이제는 길을 가다가도 장애인 복지관이 눈에 들어오고, 저곳에서 내가 함께할 수 있는 일들이 있을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얼마 전, 관악02번 버스를 타고 가다 처음으로 장애인 복지관이 눈에 들어왔다. 1년 넘게 무수히 많이 지나갔던 길이지만 이 봉사를 하기 전에는 전혀 인지하지 못한 곳이었다. 이처럼 하나의 봉사활동은 새로운 눈을 뜨게 해주고, 이는 다른 사회공헌에도 나를 이끄는 힘이 되었다. 그리고 내 주위 다른 사람들은 어떤 봉사를 하는지, 내가 할 수 있는 또 다른 봉사는 무엇이 있을지 자꾸 관심이 가고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번 봉사활동은 비대면으로 진행되었지만, 비대면이라 해서 봉사의 의미가 줄어든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봉사활동을 지속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이번 봉사는 종류가 제한적이고 시공간의 제약을 받는다는 내 고정관념을 깨주었다. 그리고 장애인의 정보 소외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공동체의 다양한 노력에 눈을 뜨게 해준 소중한 봉사활동 경험이었다. 앞으로도 사회봉사 2, 3은 물론 다른 다양한 봉사활동들도 찾아보며 활발히 참여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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